“혹시... 대학등록금을 카드로 납부할 수는 없을까요?”
이번 대학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 가능하게 한다는 제도개선안을 보고 예전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사실 공무원이 되기 전 ○○대학교에서 교직원으로 1년 반동안 근무를 했었거든요.
일반적으로 대학의 등록금 1차 납부기간은 학기 개시전이고, 2차 납부기간은 일반휴학 마감일까지입니다.
2차 납부기간이 일반휴학 마감일까지인 이유는 일반휴학의 경우 학기개시 후 14일 이내에 휴학을 하게 되면 납부한 등록금 전액을 반환해주지만 그 이후로는 기간에 따라 반환금을 공제하고 돌려주게 되어 있어요.
만약, 일반휴학 마감일에 등록금을 구하지 못해 등록금 납부를 못하고, 휴학일자도 놓쳐버리게 되면 공제금을 학교에 납부하고 휴학을 해야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하죠.
대학등록금이 연 천만원에 가까울 정도로 엄청나게 비싸잖아요. 게다가 현금납부만 가능하구요.
실제로 연간 현금으로 납부되고 있는 등록금이 5백조원에 달한다고 하더라구요.
사실 학자금대출 제도가 있긴 하지만 이 이자도 만만치는 않구요. 우스갯소리로 졸업할 때 빚을 3천만원씩 가지고 졸업한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등록금 납부 마감일이 되면 등록금 때문에 찾아오는 학생들도 많고, 학부모와 학생들에게 문의전화도 많이 옵니다.
“혹시... 대학등록금을 신용카드로 납부할 수는 없을까요?”
등록금 납부 마지막날 찾아왔던 한 여학생은 아직도 잊지를 못하겠어요.
등록금 때문에 발을 동동구르며 집이랑 통화를 하는데 전화소리가 다 들립니다.
부모님께서 여기저기 알아보고 전화를 해주기로 하셨다면서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학생에게 음료수를 한잔 건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어요.
“등록금 때문에 휴학도 많이 했어요.
집 사정도 어려운데 학교 가겠다는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등록금을 모아보려고 이런저런 아르바이트 안해본 것이 없는데....
등록금이 또 인상이 되어서 조금 모자르는데... 당장 구할 수가...“
말을 잇지 못하고 눈물이 그렁그렁한 학생의 모습을 보고, 저도 눈물을 참느라 혼이 났습니다.
학생의 학적 조회를 해보니 휴학도 6번이나 해서, 이번에 등록을 하지 못하면 미등록제적이 되더라구요.
학생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다행히 학생의 부모님으로부터 등록금을 구하셨다는 전화를 받았습니다.
너무 다행이었어요.
옆에 계시던 과장님께서도 혹시 학교 아르바이트 자리가 필요하면 찾아오라는 말씀을 잊지 않고 해주셨습니다.
학생이 너무 감사하다며 90도로 인사를 하고 환히 웃으며 자리를 떠났는데요.
마음이 참 아픈 하루였던 기억이 나네요.
유행도 지난 낡은 옷을 입고 있던 여학생의 모습을 잊을수가 없습니다.
한창 꾸미고 싶고, 맛있는 것도 먹고 싶고, 데이트도 하고 싶을 나이였을텐데...
대학등록금을 면제해주거나, 깎아주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카드 납부가 가능하게 되면 어느정도 융통성을 발휘할 수 있게 되니 등록금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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