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오는 길 내내 나는 생각했다. 나와는 달리, 이 무더운 날씨에 아까 주유소 젊은이와 그 여학생의 얼굴은 무척 밝고 행복해 보였다고. 톨스토이는 ‘세 가지 질문’이란 글에서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가장 필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때는 바로 지금이고, 가장 필요한 사람은 바로 지금 내가 만나는 사람이고, 그리고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바로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善)을 행하는 일이다”라고 답하고 있다. 즉 바로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에게 선을 행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내 삶이 더욱 풍부해지고 내가 행복해지는 조건이라는 것이다. 톨스토이의 이론에 따르면 아까 그 두 젊은이의 얼굴이 그렇게 환하게 빛나고 있었던 것은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저녁때 대학신문 기자가 다시 전화를 걸어왔다. 이번에는 할 말이 있을 법했다. “톨스토이의 행복이론을 한번 시험해 보려고 합니다. 무더위에 짜증이 나도, 사는 게 별로 재미없어도, 옆 사람에게 좋게 대하면 정말 나까지 행복해지는지….” 장영희 서강대 교수·영문학 동아 2006.7.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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