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유부남입니다만,
지금의 아내와 연애시절에(알고 지낸건 2년 연애는 3년을 했네요)
가끔씩 권태기처럼 느껴진다거나,
다른 여자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거나,
객관적으로 보면 내 여친 보다 나을 거 하나 없는 여자가 매력적으로 보인다거나,
그럴 때마다 내 여자가 다른 남자의 애인이 되어있는 모습을 상상했답니다.
나에게는 10분마다 보여주어서 새삼스러울 것도 없고 이젠 별 감흥도 없는 그 미소를,
나 아닌 다른 남자에게만 보여준다는 상상.
여름에 땀 차서 이젠 슬쩍 놓게 되는 그 손을
다른 남자와 다정하게 잡고 있다는 상상.
나에게 예뻐 보이고 싶어서 한껏 차리고 나와 봤자
"거기서 거기네~"라는 나의 핀잔만 받았던 여자를
나 아닌 다른 남자가 사랑스럽게 쳐다보는 상상.
어느 것 하나 끔찍하지 않은 게 없더군요.
어느 연인이나 오래 사귀면,
상대의 어떤 모습에도 별 감흥이 오지 않고
설레지도 않는 권태기가 온다더군요.
하지만 나에겐 몇 년간 봐와서 지겹기까지 한 그 모습이
다른 누군가에겐 생전 처음 느껴보는 신선함일 수 있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내 애인 혹은 내 배우자가
조금은 다르고 더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을까요?
연애 초반의 설렘만 그리워하고 갈구하려면
평생 잠깐 잠깐의 인스턴트식 사랑만 즐기며 살아야지
백년해로를 꿈꾸는 결혼을 어떻게 하시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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