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국립국악원 무용단 정기공연 <무원(舞源)>
6.17(금) 오후 8시, 6.18(토) 오후 3시
국립국악원 예악당
제1막 무혼(舞魂)
우리 민족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는 궁중무용과 의식무용을 통해 고귀한 예술성을 이어온 한국 춤이 바다, 사람, 하늘, 땅의 가공되지 않은 색감으로 표현되는 춤의 공간이자 색의 공간에서 펼쳐진다.
선유락(船遊樂)
선유락은 '뱃놀이 춤'이라는 뜻으로 실제 모형 배를 무대 위에 띄우고 많은 무용수가 물결이 되어 돛배를 넘실거리는 바닷길로 이끌어가는 모습의 정재이다.
이 춤은 신라시대부터 연행되었다고 전하며 정조가 혜경궁 홍씨를 위해 마련단 봉수당 잔치(1795) 때 연행 된 이래, 순조 29년(1829) 진찬(進饌), 고종 광무 5년(1901) 진연(進宴)에 이르기까지 궁중에 큰 잔치가 있을 때마다 빠짐없이 연행된 춤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처용(處容)
주요무형문화재 제39호인 처용무는 나례 방상씨와 함께 역신(전염병)을 물리치는 춤이다. 조선시대 처용무는 한 해의 마지막 날인 제석(際夕)에 궁중의 주요 행사에 연행되었으며 잔치의 마지막 춤으로도 연행되었다.
'처용무'와 함께 선보이는 창작무 '역신과 처용의 처(妻)'는 삼국유사의 <처용랑 망해사(處容郞 望海寺)>의 처용설화 내용을 모티부로 창작된 춤이다.
신라 헌강왕 때 처용이라는 사람의 아내가 무척 아름다웠는데, 역신마저 흠모해 사람으로 변하여 남모래 처용의 아내와 동침을 하였다. 처용이 밖에서 돌아와 두 사람이 누워있는 것을 보고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자 역신은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그 집에 들어가지 않겠다는 맹세를 한 뒤 물러났다고 한다. 이 때 처용이 악귀를 쫓기 위해 만든 노래가 '처용가'이고, 덩실덩실 추었던 춤이 '처용무'라 전해진다.
불(佛), 사람의 길을 전하다 ... 나비춤, 바라춤, 가무보살, 승무
불교무용은 그 자체로 수행이며 예법이라 할 수 있다. 부처의 공덕을 기리고 그 ㅅ상과 정신을 모든 중생이 함께 깨닫고자 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그리하여 세상의 대립과 갈등, 고통을 하나로 아우르고 지극한 아름다움, 진정한 진리의 세계에 도달한다.
이번 작품은 한민족 역사 속에서 불교적 배경을 지닌 춤들을 함께 선보이고자 한 것으로 불교의식무인 나비춤과 바라춤, 불교적 정서를 담은 가무보살과 승무가 한 자리에서 구현된다.
나비춤은 일명 '착복(着服)'이라 하며, 불법(佛法)을 상징한다는 의미를 지니는데 불교의식무용 가운데 가장 중요한 춤이라고 할 수 있다.
바라춤은 불법(佛法)을 수호한다는 의미로 양 손에 큰 바라를 들고 추는 춤이다. 악귀를 쫓고 도량을 청정하게 하며 마음을 정화하려는 뜻에서 추는 춤이다.
또한 가무보살은 노래와 춤으로써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고, 극락왕생한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보살을 의미한다. 큰 법설을 듣고 흥겨워 추는 춤이 바로 가무보살이다.
불교의식무는 아니지만 불교적 정서를 담은 대표적 한국춤인 승무 속에는 어둠과 밝음이 공존한다. 고뇌는 고뇌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안고 앞날을 기원하며 한의 비탈을 넘어 하늘을 향해 날아오는 춤인 것이다.
제2막 무맥(舞脈)
우리만의 정서와 이야기가 담긴 민간의 춤이 오랜 세월 동안 춤의 공간에 스며든 익숙하고 다채로운 자연의 색과 어우러져 가장 근원적인 아름다움에 다가선다.
꽃으로 피어나라, 부채춤
부채춤은 전통무용을 응용한 춤으로 말 그대로 부채를 펴고 접고 돌리고 뿌리는 동작이 춤사위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춤사위는 가라앉고 조용하다가도 약동하는 등의 정동(靜動)의 짜임새가 고도의 조화미를 이루는 작품이다.
부채의 움직임은 마치 만개한 연꽃이 물결 따라 춤을 추는 듯 포근함과 우아함으로 감싸주며 부채를 펴고 접는 꽃부채의 흐름에 따라 다채로운 색조와 화려한 춤사위를 연출한다. 한국춤의 미의식이 극대화된 작품이다.
풍류남아(風流男兒) 한량무
옛 선비의 고고한 자태와 품위를 뽐내어 인생의 무상함을 노래한 한량무는 본래 한량과 승려가 한 여인을 유혹하는 내용을 춤으로 표현한 무언무용극이었는데, 세월이 흐름에 따라서 독무로 변형, 남성 춤의 대표작으로 자리 잡았다.
한량무는 천하를 품을 듯 한 기상으로 기품과 기개가 넘치는 호방한 남성무라 할 수 있다. 정갈하며 세련미 넘치는 옛 선비의 고고한 품격으로 빚은 이 춤은 남성 춤의 매력을 한껏 보여주며 선비의 회한이 짙게 투영되는 조흥동의 대표작이다.
아름다움으로 승화된 '흥'의 몸짓, 장구춤
장구춤은 장구를 어깨에다 비스듬히 둘러메고 여러 가지 장단에 맞추어 추는 춤이다. 신고산타령, 청춘가, 경복궁타령 등의 민요에 맞추어 여인들의 잘룩한 허리에 장고를 둘러메고 까치걸음이라는 독특한 걸음걸이로 가볍게 발을 옮기며 추는 흥겨운 춤이다.
1991년 초연작품으로 조흥동이 음악을 선정하고 춤사위 하나하나를 연구하여 새롭게 안무하여 우리 여인의 흥과 멋을 장고에 실어 마음껏 표현한 작품이다.
신명(神明)의 소리, 호적시나위
시나위의 어원은 신을 위한다는 의미로 사람이 살아가는데 따르는 모든 재앙을 몰아내고 무병장수와 소원성취를 기원하는 제의식에서 파생하였다.
'호적시나위'는 민속악기인 태평소(호적)를 주선율로 삼고 장단변화가 많은 풍물장단을 배경으로 남성무용수 3인의 호쾌한 움직임 속에서 우리 춤의 다양한 기교를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내 안의 기(氣)를 노래하라, 산조춤
가야금산조에 맞춰 추는 전통 춤이다. 특히 이 춤은 호남지방 기방무의 성향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인위적 기교나 정형화된 움직임보다는 몸의 기(氣)와 리듬을 춤으로 자유롭게 형상화하고 있다.
이 작품은 한국 전통무용에 근거하여 인간의 자유로운 감정을 즉흥적인 움직임으로 표출하기 때문에 창작적인 면에서 표현의 범주가 넓은 춤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조흥동 명무의 초현작으로 김진걸 명무로부터 산조춤을 전수받은 조흥동 명무가 성금연류 산조 가락에 맞춰 새롭게 안무했다.
한(恨)을 딛고 날아오르다, 살풀이춤
'살풀이'의 뜻은 말 그대로 '살을 푼다'는 의미로, 맺힌 '한(恨)'을 풀고 극복하여 '흥'의 경지에 나아감을 뜻한다. 살풀이춤은 무속에 나오는 무무(巫舞)로 춤추는 사람에 따라 흥과 멋을 빚어내어 다양한 움직임을 구사할 수 있는 춤이다. 한국춤의 특징인 즉흥성을 가장 많이 살려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중부권의 춤사위를 집대성하여, 1990년 국립무용단에서 초연된 조흥동류 경기살풀이춤은 무속이 예술로 승화된 아름다운 빛과 고운 선의 조화가 일품이다.
생명(生命)의 울림, 오고무
고무(鼓舞)란 일종의 북춤으로 이매방이 1950년대 초에 창안했다. 사용되는 북의 수에 따라 삼고무, 오고무, 칠고무, 구고무, 십일고무 등으로 분류된다. 춤보다는 북이 중심이 되는 연희여서 춤꾼의 고도화된 타법이 요구된다.
32명의 남녀 무용수가 한 몸처럼 절도 있는 동작으로 구현되는 오고무는 생명의 태동과도 같은 울림과 함께 웅장하고도 화려한 볼거리가 일품인 작품이다.
공연은 사진촬영이 되지 않기 때문에 국립국악원에서 배포한 사진보도자료(사진 출처: 뉴시스) 사진을 활용했고, 오고무 이후 인사할 때 사진 폭풍찍기
너무너무 기대했던 <무원>
가운데 흰 옷 입은 남자는 객원 무용수였던 이동준
예전에 댄싱9에서 너무 멋있게 봐서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공연 끝나고 제자들(?) 포함 팬들에 휩싸여있더라. 역시 인기남
총 안무 및 구성을 맡은 조흥동 (서울시 무형문화재 제45호 한량무 예능 보유자)
국내 명무 중에서 가장 많은 전통춤 레퍼토리를 보유하고 있는 명인
마지막에 나와서 인사할 때 관람객들이 기립박수를 치며 인사하는데 소름
국립국악원 무용단 <무원>
국립국악단의 음악과 함께 다양한 전통춤을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제일 눈길을 끌었던 것은 바로 한복
한국무용가 출신 김지원 디자니어가 전통 색상인 오방색(파랑·빨강·노랑·흰색·검정)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감각으로 한복을 재탄생시켰다고 한다.
아마도(?) 국립극장 국립무용단 <향연>에 대한 견제(?)로 나타난 공연이 아닐까.. 한복, 구성 등등
<향연>은 무대와 한복 색감이 정말 예술이다. 하지만 살짝 일본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무원>, <향연> 다 멋진 한국무용 공연이었던걸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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