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사는 이야기

깜순이 가출사건.. 그리고 개고기를 끊다..

forget-me-not 2005. 6. 12. 08:51

지난 9일.. 음력 5월 3일 엄마 생일이던 날..
외식을 하고 집에 왔는데 만삭인 깜순이가 실종되어버렸다.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를 않고, 기도원집, 아래 할머니댁에도 가봤지만 안보이네..
가족 모두들 깜순이를 찾다가 지쳐 집에 들어왔는데..
그래도 엄마 생일이라고 케잌을 놓고 생일축하 노래를 부르는데 분위기는 침울.. ㅠㅠ
가족들 모두 기도하고 잠자리에..

아침에도 역시 깜순이는 보이지 않는다.
비는 쏟아지는데 걱정이 태산이다..
깜순이를 찾으면 아빠가 연락을 준다고 했는데 여전히 연락은 없고.. 근무하면서도 계속 깜순이 걱정이 되고..
깜순이가 죽으러 갔다는 추측 (원래 강아지들은 죽을 때 집에서 죽지 않고 나가서 죽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만삭인 깜순이 납치 (새끼들이 어느 정도 크면 잡아먹는다는.. 만삭인 채로 고아먹으면 어느 병에 좋다는 무시무시한 이야기)
가족들 모두 보신탕 안먹기로 결의..
사실 깜순이, 흰돌이, 노랑이 키우면서 보신탕은 거의 안먹은거 같다. 예전엔 보신탕 킬러들이었는데..

토요일 아침..
여전히 깜순이는 안온다..
아빠도 이번엔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고..
흰돌이랑 노랑이랑 마당에서 놀고 있었는데 흰돌이가 안보이네..
아빠가 호루라기를 불었는데.. (호루라기를 불면 얘들이 뛰어오고 아빠가 항상 간식을 줬다..)
엉겁결에(?) 깜순이 등장..
물을 먹더니만 갑자기 사라진다.. 깜순이는 벌써 시야에서 사라지고..
흰돌이가 깜순이 뒤를 쫓아갔는데 흰돌이가 장독대 뒤에 가만히 서 있네..
아빠랑 함께 가봤더니 장독대 뒤 무지무지 커다란 고무 대야를 엎어놨었는데 그 안에서 새끼를 낳던 것
총 4마리를 났는데 1마리는 이미 죽어있었다. 예상대로(?) 바둑이다. ㅋㅋ
새끼 3마리를 깜순이 집에 옮겼는데, 깜순이가 죽은 새끼를 품에 안고 자리를 옮길 생각을 안한다...
죽은 새끼를 아빠가 치우고 난 뒤에야 깜순이는 원래 집으로 걸음을 옮겼다..
깜순이 주려고 끓여놨던 북어국을 데워줬는데 한그릇 반이나 삽시간에 먹어치웠다.. 3일을 굶었으니..

이리하여 깜순이 가출사건은 마무리를 지었다.
그런데 괴씸한건 가족들이 그렇게 애타게 찾았는데도 죽은척 하고 소리 한번 안낸 깜순이다.
가족들이 얼마나 걱정했는데.. ㅠㅠ
가족들 모두 섭섭해 했지만 그래도 돌아왔으니 한시름 놓았다.
아빠는 죽은 자식이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엄마는 가게에서 깜순이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울었단다.
암튼 천만다행이다..
그동안 상상했던 최악의 시나리오는 아니었으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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