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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따뚜이(2007)

forget-me-not 2009. 12. 26. 22:21
  


제목이 조금 어렵다. 얼핏 주인공의 이름이 아닌가 착각할 법도 하다. <라따뚜이>는 ‘쥐’와 ‘휘젖다’의 합성어이자 프랑스식 잡탕 요리의 이름이다. <라따뚜이>의 주인공은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를 꿈꾸는 생쥐 ‘레미’이고, 음식 ‘라따뚜이’는 영화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 상차림에 오른다. 이 정도면 굳이 낯설게 느껴지는 제목을 택한 이유를 이해할 것이다.

생쥐 레미는 전설적인 요리사 오귀스토 구스토의 ‘누구나 요리사가 될 수 있다’는 요리 철학에 따라 자신도 요리사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산다. 어느 날, 집주인 할머니에게 발각 당한 레미는 하수구로 도망치는 길에 가족들과 헤어지고, 오귀스토 구스토가 생전에 운영하던 레스토랑 주방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요리 실력이 형편없는 견습생 링귀니와 의기투합한 레미는 조금씩 자신의 요리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토이 스토리> <니모를 찾아서> <인크레더블> <카>의 제작진 픽사 스튜디오는 다양한 연령층의 관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 매번 새롭고 독창적인 애니메이션을 선보여 온 이들의 신작이라는 이유만으로 <라따뚜이>를 선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라따뚜이>는 가족애와 우정, 꿈과 노력이라는 보편적인 주제를 또 한 번 먹음직스럽게 조리한 픽사의 최신메뉴 같은 작품이다.

장난감, 물고기, 우주영웅, 레이싱 자동차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 개성 있는 캐릭터를 창조해 온 픽사 스튜디오가 <라따뚜이>에서 선택한 주인공은 ‘생쥐’. 160가지 캐릭터 얼굴 프로그램에서 탄생한 다양한 표정, 쥐의 특성을 반영해 역동적인 동작에 따라 자연스럽게 흩날리는 털은 픽사의 기술력을 다시 한번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뿐만 아니다. 레미의 캐릭터는 내면까지 생생하게 살아 있다. 기존 애니메이션에서 영악하거나 귀엽게 그려지던 쥐들과 달리 <라따뚜이>의 레미는 삶을 대하는 자세부터 남다르다. 현실은 시궁창일지언정 보다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레미는 요리를 하는 앞발이 더러워질까 두 발로 걷고, 항상 최고의 요리 재료를 찾느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까다로운 입맛을 유지한다.


가족들은 끊임없이 ‘쥐답게’ 살라고 핀잔을 주지만 레미는 멘토인 오귀스토 구스토 유령의 조언에 따라 조금씩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기 시작한다. 레미가 처음으로 주방에서 스프를 끓이는 장면과 링귀니의 머리채를 잡고 리모콘처럼 조종하는 장면은 영화에서 가장 재밌는 장면이자 꿈을 실현시키려는 레미의 노력이 절묘하게 빛나는 순간이다.

<라따뚜이>의 또 다른 볼거리는 보고만 있어도 음식 냄새가 풍겨올 것 같은 레스토랑과 주방의 재현이다. 식탁의 테이블보, 냅킨, 요리사의 모자 같은 직물의 질감부터 냄비에서 보글보글 끓는 소스, 부풀어오르는 빵의 질감과 빵 부스러기 한 톨까지 컴퓨터 그래픽 기술이 재현한 이미지는 리얼리티의 한계에 도전하는 노력의 결과물임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여기에 아름다운 도시 파리의 정경과 아기자기한 음악이 곁들여진 <라따뚜이>는 영화 한 편을 잘 만든 음식으로 표현하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눈으로 보아도, 가슴으로 음미해도 진한 여운을 남기는 이 애니메이션은 우리가 잠시 잃어버렸던 미각을 되찾아 준다. 열정이 끓이고 용기가 양념이 되어 빚어낸‘ 행복’이라는 인생의 단맛을 말이다.

 


 

영화보는내내 정말 행복했다~ 역시 영화는 밝고 신나는게 최고!! ^^

근데 만약 이 영화가 실사였다면?? 꺄~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