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로맨틱했던 택시아저씨
대학로에서 지인회 모임이 있어서 택시를 탔습니다.
택시 아저씨가 통화를 하시는데
"여보~ 사랑해~♡" 를 연발하시는 겁니다.
통화가 끝나기가 무섭게 넉살주희는
"아저씨, 부인을 향한 애정이 너무 넘치시는데요~?" 라면서 말을 건넸습니다.
"아가씨, 내 팔한번 눌러볼래요??"
마지못해 쿡~ 찔러 봤습니다. 엇!! 완전 딴딴!!
아저씨가 이야기를 시작하십니다.
"팔이 아직도 단단하죠? 사실 제가 조직생활을 했어요...
부인은 나를 다시 태어나게 한 생명의 은인입니다.."
초등학교 동창모임에서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지금의 부인을 만나 1년간을 쫓아다니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부인은 아저씨가 건달이라고 1년동안 피하고 도망다니고 그러셨다네요.
대신에 조직생활을 끝내면 만나주기로..
(사실 확인은 불가능하지만 ^^;)
그래서 아저씨는 조직을 나오기 위해
야구방망이로 구타를 당해 갈비뼈가 다 부러지고 난지도에 파묻혔다가
동료의 도움으로 이틀째 되는날 빠져나왔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의 부인과 결혼을 하셨대요.
"아가씨한테만 특별히 우리 사랑하는 부인 사진 보여줄께요.."
신호대기중에 아저씨가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십니다.
수건을 꺼내시는데..
엇! 부인의 사진을 담아둔 유리액자가 깨질까봐 수건에 싸서 틈나실때마다 보신다고..
남들이 보면 평범하게 생겼다고 할지 모르겠지만
내 눈에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예쁜 부인이라면서 자랑을 하십니다.
"결혼한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완전 신혼 같으신데요~?"
결혼한지는 20년이 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아직 신혼같은 느낌)
본인이 가진 것도 없고, 많이 벌지도 못하고, 조직생활도 했지만
부인은 모든걸 이해하고 믿고 자신을 사랑해줘서 한없이 감사하고 고맙고 사랑한다고..
완전 영화같은 이야기..??
아저씨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 보였습니다.
"아저씨, 늘 지금처럼 행복하세요~~"
수다스러워서 그런지 몰라도
저는 택시를 타면 항상 아저씨들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데요..
배우는 것도 있고, 세상사는 이야기도 하고 참 좋은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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