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사는 이야기

쌀벌레 잡다 다리에 알배긴 사연 ㅠㅠ

forget-me-not 2011. 5. 15. 00:10

점심을 집에서 종종 먹기 때문에 밤에 밥을 하려고 쌀통을 열었는데....

 

뜨악~~ 쌀벌레 무리들이 반가워(?)하고 있는게 아닌가.. ㅠㅠ

오! 마이! 갓! ㅠㅠ

 

자~ 이제 이 녀석들을 어떻게 해야 없애버릴 수 있을까 고민..

고민하는 사이 녀석들이 스물스물 벽을 타고 올라온다... 컥

 

휴지에 싸서 손가락으로 꾹 눌러?

아.. 그러면 그 '똑'하는 느낌 어쩔꺼야.. ㅠㅠ

아냐아냐 이건 아니야..

 

그래! 결심했어!

이녀석들.. 익사를 시키자..

씽크대 아래에 있는 쌀통바구니에서 벌레를 건져서 물을 틀어 놓은 씽크대에 투척!

 

컥.. 이런 생존력 강한 것들..

물살을 뚫고 살아보겠다고 씽크대를 기어오르는게 아닌가.. ㅠㅠ

쳇.. (썩소를 날리며) 난 씽크대에 물을 뜨거운 물로.. ^^;;

 

암튼 그리하여 앉아서 쌀벌레를 잡아서 일어나서 씽크대에 벌레 투척!

이렇게 고난도의 작업을 하던 도중 남동생 등장!

 

순익: 누나 뭐해?

나: 쌀벌레 잡아. 이것 봐봐

순익: 헉.. 근데 누나 나 밥먹고 싶어

나: (비위 좋은 녀석.. 하지만 이때가 기회) 그러면 누나가 밥 할테니까 너가 벌레 잡아라..

 

벌레잡는 순익이의 외마디 비명 '꺅'

순익: 누나.. 쌀벌레가 어디서 나오는지 알아?

나: 몰라.. 나도 궁금했어..

순익: 누나.. 금방 쌀알 하나를 떨어뜨렸는데 쌀알에서 벌레가 나왔어.. ㅠㅠ

 

헛. 쌀에 까맣게 점 같은 것들..

그녀석들이 벌레였던 것이다..

조그맣게 점처럼 있다가 쌀을 파먹고 쑤욱~ 쑤욱~ 무럭무럭 자라서 알(쌀)을 꺠고 짜잔~ 등장하는 것이었다..

 

순익: 누나.. 우리 이때까지 벌레랑 밥이랑 같이 먹은걸까?

나: 아냐아냐.. 아마 그런 쌀들은 가벼워서 쌀 씻을때 동동 떠서 다 버려졌을거야..

     뭐 먹었다 해도 단백질이니까.. 그렇게 생각하자 ㅠㅠ 

 

암튼 정겨운 남매의 대화가 오가면서..

순익이가  벌레를 잡는 동안 김치찌개를 끓이고 밥을 해서 1시 20분에 밥을 먹었다는..

비위 좋은 남매는 벌레가 나온 쌀을 살포시 씻어 밥을 바로 해서 먹었다..

 

다음날..

앗.. 내 다리.. ㅠㅠ

쌀벌레 잡느라고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했더니 다리에 알이 배겨버렸다..

 

쌀벌레..

너희들이 날 너무 힘들게 하는구나 ㅠㅠ

 

오늘..드디어 쌀 새로 샀다.. ㅎ

쌀벌레를 없애려면 마늘이나 고추를 넣어두라는데..

이번에는 쌀벌레로부터 꼭 쌀을 사수하리랏!!

쌀벌레 없는 세상에서 살고싶어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