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랑은 언제나 배고프다 [배고파] (문화전문 인터넷 일간지 뉴스컬쳐) 사랑의 본질을 속삭이듯 이야기하는 감성 뮤지컬 배고파 식신(食神). 본래 음식을 담당하는 신이라는 뜻의 이 단어는 요즘 ‘음식을 많이, 빨리 먹는 사람’을 가리키는 신조어로 유행하고 있다. 뮤지컬 [배고파](연출 김민영)는 바로 이 ‘식신’에 대한 이야기다. 즉 사랑과 빵이라는 이질적 매개체를 동일시하여 ‘빵(=사랑)’을 갈구하는 남녀의 이야기를 관객에게 속삭이듯 들려준다. 식신은 식신이되, 그들이 진정 먹고 싶어 하는 것은 음식이 아니라 사람의 애정과 관심인 셈이다. 극적 독백, 새로운 시도의 소통 방식 오늘날 문학이나 예술 작품에서 가장 자주 사용하는 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보여주기(Showing)와 말하기(Telling)가 있다. 전자는 주로 대사나 상황, 행동 묘사를 통해 말 그대로 간접적인 ‘보여주기’에 치중하는 반면, 후자는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나 이야기 진행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말하기’하여 직접적으로 나타낸다. 보통 연극이나 뮤지컬 같은 경우 - 장르의 특성상 - 대부분이 ‘보여주기’를 통해 그 주제나 이야기를 전달하는 편인데, [배고파]는 과감하게도 ‘말하기’를 통해 관객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연출가 김민영은 이러한 시도를 일컬어 ‘극적 독백’이라 명명했다. 기존의 연극이나 뮤지컬에선 보기 힘들었던, 새로운 시도의 소통 방식이다. 극의 주인공은 이야기가 전개되는 중간마다 자신의 심리상태를 관객들에게 가감 없이 늘어놓는다. 이로 인해 배우와 관객이 마치 1:1로 대화하는 듯한 색다른 느낌을 준다. 호소력은 높아지고 ‘말하기’만의 강점도 살아난다. 빵 같은 사랑, 사랑 같은 빵 ‘사랑은 맛있다’며 사랑을 음식에 비유한 유행가도 있었지만, 이 극에서는 보다 구체적으로 “사랑은 빵이다”라고 정의 내린다. 남주인공 ‘정자’는 사랑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빵을 훔친다. 이 빵은 다시 여주인공 ‘난자’와의 사랑에 빠지는 계기가 된다. 서로 다른 곳에서 빵을 그리고 빵을 갈망하던 남녀는 빵을 줍다가 사랑을 시작한다. 사랑과 빵은 얼핏 동떨어진 존재 같지만 [배고파]는 이를 통해 이야기를 재치 있게 풀어냈다. 사람이 나눌 수 있는 사랑에는 분명 한계가 존재할는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그 순간 후회 없이, 아낌도 없이 나눠야 한다. 왜냐하면 사랑은 빵과 같아서 - 아무리 먹어도 다시 배가 고프기 때문이다. 사랑을 빵이라고 생각하면 서로 나누고 채워주기가 좀 쉽지 않을까. 사랑이란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랑은 빵이다. 이처럼 [배고파]는 사랑 앞에 조금만 더 솔직해지자고 말하고 있다. ◈ 연출의도 및 슬로건 - [공연] 기발한 사랑을 그린 뮤지컬 "바쁜 일상과 혼란스러운 삶 때문에 정체성을 찾지 못하고 사랑을 믿지 못하는 현대인에게 길잡이가 되는 공연이다." (1) 사람들은 배고파한다. 과연 무엇 때문인가? (2) 이별해서, 실직해서, 그리워서, 하고자 하는 일이 안돼서 등 (3) 사랑을 믿게 하고, 관람객들에게 마음속에 있는 사랑을 찾게 만들기 위한 공연이다. 슬로건_"관객과 호흡하는 마음의 소리_배고파" "사랑을 원하나요? 이별을 원하나요? 솔직해 봐요!" 난자 : 사랑한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는 찾는 거야! 나에게 꼭 맞는 사랑~ 정자 : 슬픔은 누가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젠, 니가 지겨워!" 형사 : 가끔 저는 꿈을 꾸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제기랄! 방구를 끼려는데 똥이 나온 기분이야" 빵주 : "허벌나게~ 숨겨두었던 슬픔이 밀려와부러! 거짓말이라도 좋다깨~ 내 몸이 다시 타오르게 해조부러~" * 줄거리 현재, 어느 날, 외로운 도시.. 아름답지만 약간의 우울증을 가지고 있는 '난자'는 항상 사람을 그리워하며 찾아 헤맨다. 늘 반복되는 생활 속에서 '정자'는 사랑을 원했다. 그래서 빵을 훔치게 된다. 부인의 자살한 후 실의에 빠져있던 '형사'에게 호기심이 생기는 사건을 접수 받아 수사하지만, 빵 절도사건은 점점 미궁으로 빠져간다. 한편 빵을 훔친 '정자'는 빵을 떨어뜨리고, '난자'는 '정자'가 떨어트린 빵을 주워 먹게 된다. 어느 날 그와 그녀는 다시 만나게 되고, 둘은 운명적인 만남을 직감하며 사랑에 빠지게 된다. 그러나 첫 눈에 반한 이 둘의 사랑은 항상 배고파하고 있다. 그와 그녀는 무엇 때문에 배고파하고 있는가? * 등장인물을 통한 '배고파' 자화상 정자 (남자) 20대 후반 : 오해와 진실 속에서 혼란스러워 하는 우리들의 자화상. 난자 (여자) 20대 중반 : 사랑을 원하고, 만나도 늘 배고파하는 소외된 우리들의 자화상. 형사 (남자) 30대 후반 : 가족간의 사랑을 잃어버리고, 배고파하는 우리들의 자화상. 빵주 (할머니/할아버지) 60대 중반 : 열정적인 사랑을 찾고 있는 우리들의 자화상. |
'In My Free Time... > 공연·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뮤지컬] 헤드윅 (0) | 2008.07.15 |
---|---|
[뮤지컬] 로미오 & 베르나뎃 (0) | 2008.07.04 |
[콘서트] EBS space 공감 - 이바디 (0) | 2008.07.04 |
[콘서트] 노영심 - 크리스마스선물 8th (0) | 2007.12.24 |
[뮤지컬] 그리스 (0) | 2007.07.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