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사는 이야기

세상에 호상은 없다... 외할머니를 보내며

forget-me-not 2011. 7. 4. 23:53

이번 학기는 방통대 법학과 과목을 1, 4학년 과목을 신청해서 6월 내내 시험이었던 것 같다.

일요일 4학년 기말고사를 앞두고 벼락치기 공부를 하겠다고 오후 반가를 내고 집에 왔는데..

갑작스런 엄마의 연락..

외할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얼마전까지 원주집에서 2년정도 같이 사시다가 최근에 막내이모가 계신 전라도 정읍으로 가셨는데..

평소 지병도 없으시고 정신도 멀쩡하시고..

96세의 나이가 무색할만큼 너무 정정하셨던 우리 외할머니..

침대에 앉다가 잘못 앉으셔서 바닥에 주저앉으셨는데 그때 충격으로 대퇴부 뼈에 금이 갔고 그게 악화되어 전북대병원에서 수술을 하셨는데..

수술이 잘 되었다고 했었는데...

나이가 있으셔서인지 상처가 잘 아물지 않고 재수술을 하게 되면서 다른 합병증이 와서..

큰외삼촌이 계신 통영에 장례식장이 차려지고 일요일에 거제도에서 발인을..

 

난 정말 못난 외손녀다.

바로 뛰어가야 하는데 순간 시험 걱정을 하고 말았으니..

암것도 안했으니까 책은 봐야 하지 않을까..

이런저런 생각에 책을 바리바리 싸들고 양산으로 향했다.

결국 책은 한줄도 보지 못했다. 못보는게 당연한거고..

외할머니 떠나보내는데 책보고 있을 겨를이 있을까..

그까짓 시험 한학기 더 들으면 되는거지 뭐..

왜 진작 이렇게 마음을 먹지 못했을까 자책하며...

 

토요일.. 먼저 서울로 올라왔다.

입관때 너무 많이 우는 가족들의 모습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

예전에 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는 거의 열흘 정도를 매일매일 엉엉 울었던 것 같다.

이번에는 눈물을 참으려고 참 애썼다.

 

일요일..

난 시험을 보러 성동공고를 갔고..

가족들은 거제도로 갔다.

비가 참 많이도 왔는데 다행히 묘지 안장을 마치고 난 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고..

 

월요일..

출근을 했는데 외조모상은 경조휴가가 이틀이라면서 쉬라고 해서 그냥 집에 다시 와서 하루종일 잠만 잤다..
주변 사람들은 지병도 없으셨고 장수하셨다고 호상이라 하지만..
누군가의 말처럼 남는 가족들에게는 호상은 없는 것 같다..
이제 내일부터는 다시 일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