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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가슴떨리게 하는「그들이 사는 세상」명대사들

forget-me-not 2011. 9. 28. 10:50

 


그들이 사는 세상

정보
KBS2 | 월, 화 21시 55분 | 2008-10-27 ~ 2008-12-16
출연
송혜교, 현빈, 엄기준, 배종옥, 김갑수
소개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남녀 PD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며, 제작 현장에서 땀 흘리는 스태프들의 이야기를 리얼...
글쓴이 평점  

 

송혜교, 현빈 주연으로 화제가 되었던 노희경 작가의 '그들이 사는 세상'

방영 당시 에덴의 동쪽과 타짜에 눌려 한자리수 시청률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매니아층을 유지하였던 작품..

또한 이 드라마를 통해 현빈과 송혜교 커플이 탄생하기도 했었다.

 

최근에 마땅히 볼 드라마가 없어.. 그들이 사는 세상 전편을 다시 봤다.

주옥같은 그들이 사는 세상의 명대사들~

 

 

 

미치게 설레이던 첫사랑이 마냥 맘을 아프게만 하고 끝이 났다

그렇다면 이제 설레임 같은 건 별거 아니라고 그것도 한때라고 생각할 수 있을만큼 철이 들만도 한데

나는 또다시 어리석게 가슴이 뛴다

 


 

새로운 사랑은 지난 사랑을 잘 정리할 수 있을 때에만 시작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나는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지 않았다

다만 고맙다고 했다

"고마워"

아마도 그는 그로 인해 내가 얼마나 많이 성숙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이상하다
"당신이 이해할 수 없어."
이 말은 엊그제까지만 해도 내게 상당히 부정적인 의미였는데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준영이를 안고 있는 지금은
그 말이 참 매력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린 더 이야기할 수 있고
이해할 수 없기 떄문에
우린 지금 몸안의 온 감각을 곤두세워야만 한다
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건 아니구나
또하나 배워간다

 



생각해보면 나는 순정을 강요하는 한국드라마에 화가 난 것이 아니라

단 한번도 순정적이지 못했던 내가 싫었다

? 나는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 것보다 내가 더 상대를 사랑하는 게 그렇게 자존심이 상했을까?

내가 이렇게 달려오면 되는데

뛰어오는 저 남자를 그냥 믿으면 되는데

무엇이 두려웠을까

...

그날 나는 처음으로 이 사람에게 순정을 다짐했다

그가 지키지 못해도 내가 지키면 그뿐임을 아니까

 


 

내가 드라마국에 와서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연출의 기본은

드라마는 갈등이라는 것이다.

갈등없는 드라마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최대한 갈등을 만들고 그 갈등을 어설프게 풀지 말고 점입가경이 되게 상승시킬 것

그것이 드라마의 기본이다

 

드라마국에 와서 내가 또 하나 내 귀에 못이 박히게 들은 말은 드라마는 인생이라는 말이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드라마와 인생은 확실한 차이점을 보인다.

현실과 달리 드라마속에서 갈등을 만나면 감독은 신이 난다.

드라마의 갈등은 늘 준비된 화해된 결말이 있는법이니까

갈등만 만들수 있다면 싸워도 두려울게 없다

그러나 인생에서는 준비된 화해의 결말은 커녕 새로운 갈등만이 난무할 뿐이다.

 


 

왜 어떤 관계의 한계를 넘어야 할 땐 반드시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고 아픔을 공유해야만 하는걸까?

그냥 어떤 아픔은 묻어두고 깊은 관계를 이어갈 수는 정말 없는걸까

그럼 나는 정지오와의 더 깊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말 그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떤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해야만 하는 걸까

 


 

보고싶고 만지고싶고 그와 함께 있고 싶고

그런걸 못하는건 힘이 들어도 참을 수 있는 정도였다.

젊은 연인들의 이별이란게 다 그런거니까

 

미련하게도 그에게 너무 많은 역할을 주었다. 그게 잘못이다

그는 나의 애인이었고 내 인생의 멘토였고 내가 가야할 길을 먼저가는 선배였고 우상이었고 삶의 지표였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 욕조에 떨어지는 물보다 따뜻했다.

이건 분명히 배신이다.

 

그때 그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들

그와 헤어진게 너무도 다행히인 몇가지 이유들이 생각난건 정말 고마운 일이었다.

그런데 그와 헤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고작 두어개밖에 없는데

그와 헤어져선 안되는 이유들은 왜그렇게 셀수도 없이 무차별 폭격처럼 쏟아지는 걸까

이렇게 외로울 땐 친구를 불러 위로를 받는것조차 그에게서 배웠는데

친구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하고 작아져도 된다는걸 그에게서 배웠는데

날 이렇게 작고 약하게 만든 그가 잔인하게 나한테서 떠났다

 


 

행복과 불행, 화해와 갈등, 원망과 그리움, 이상과 현실, 시작과 끝

그런 모든 반어적인 것들이 결코 정리되지 않고 결국엔 한몸으로 뒤엉켜 어지럽게 돌아가는게 인생이라는 것쯤은 나는 정말이지 진작에 알고 있었다. 아니 안다고 착각했다.

내가 어떻게 그 순간들을 견뎠는데..  이제 이 정도쯤이면 인생이라는 놈도 한번쯤은 잠잠해져주겠지 또다시 무슨일이 생기지는 않겠지.. 나는 그렇게 섣부른 기대를 했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