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사는 이야기

고등학교때 별명, 변쥐에 얽힌 사연 ^^;

forget-me-not 2011. 10. 16. 23:24

강원도 소녀인 나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저멀리 경상남도 거창에 있는 거창고등학교를 나왔다.

고등학교 시절 나에겐 참 어울리지 않는(?) 별명이 있었다.

바로 변쥐..

변태주희의 합성어라나..? ^^;;

사실 이 별명에는 많은 사연(?)이 담겨 있다.

 

전국에서 학생들이 모이는 학교다 보니 기숙사 생활을 하는데..

기숙사 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남자고 여자고 빨래가 크~으~ㄴ 문제로 다가온다..

 

한 학년이 200명, 그 중에 남자가 150명, 여자가 50명

남자애들 이야기를 들어보니 남자기숙사에서 속옷이 종종 없어진단다.. ^^;

그리하여 친구들의 고충을 헤아려주고자..

남자친구들의 생일때는 정성이 가득 담긴 팬티를 선물하기 시작했다.

 

당시 거창읍내에는 단 하나의 보디가드 속옷집만 있었는데..

친구들 선물을 계속 사다보니 상품의 한계가 나타나기 시작!!

같은걸 사주긴 그렇고..

 

암튼 P군의 생일

나: 사장님~ 신상 없어요? 대부분 다 산거예요..

사장님: (의미심장하게 하나를 가르키며) 요즘 망사팬티가 유행이야~ 이거 어때??

 

그곳에는..  그곳에는..

벽돌색 망사팬티가 있었다.

다 망사는 아니고 옆쪽만 망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사장님이 망사팬티도 남자애들 잘 입는다고 강력 추천을... ㅎㅎ

 

고민에 휩싸인 나..

그러고보니 나름 몸짱으로 당시 파격적인 쫄T를 입기 좋아하던 P군이 즐겨입던 티 색깔이 벽돌색

그래! 결심했어! 깔맞춤!

그리하여 망사팬티를 고이 포장해 P군에게 선물한 것이다.

그날밤.. 남자기숙사에서 많은 이야기가 오갔다고.. ^^;;

그 후 조신청초(?)했던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별명, 변쥐가.. 허허허

 

지친 기숙사생활에 도움을 주고자 했던.. 나의 친구사랑을 매도하지마~ ㅠㅠ

 

고3 소풍때 찍은 사진..

무섭지 않은가.. ㅎ

내가 나름 엉뚱했던거 같기도 하다..

 

시간이 흘러흘러

내 생일날..

H군과 J군이 선물을 줬다.

근데 딸랑 딸기산도 한통.. ㅠㅠ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H군과 J군이 내가 뭔가를 말하기를 기대하는 눈치?

쳇! 산도 한통 줘놓고..

 

그리고 또 며칠 후..

산도를 뜯었는데...

ㅎㅎㅎㅎㅎㅎㅎ

그속에서 고이 포장된 팬티가 등장.. 완전 깜짝선물이었던 것..

 

거창고등학교..

참 재미있었는데..

그 시절이 가끔 그립다.. ^^

 

암튼 이상으로 고등학교 때 별명인 변쥐에 대한 구차한(?) 부연 설명을 마친다 ㅋ